인공지능(AI)은 인간의 눈으로 포착하기 어려운 이미지 속 세부사항을 감지하도록 훈련될 수 있으며, 한 AI 신경망은 라파엘로 그림 속 인물에 대해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그것은 바로 라파엘로 자신이 그리지 않은 얼굴이라는 것이었다. 해당 얼굴은 '마돈나 델라 로사'(또는 '장미의 마돈나')라는 작품의 왼쪽 상단에 위치한 성 요셉의 모습이다. 오랫동안 미술학자들은 이 그림이 라파엘로의 원작인지에 대해 논쟁해 왔다. 미술품의 출처를 밝혀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증거가 필요하며, 최신 분석법인 AI 알고리즘을 활용한 방법은 일부 붓질이 다른 화가에 의해 이루어진 것으로 보는 견해를 지지했다. 영국과 미국의 연구팀은 이탈리아 거장의 작품임이 확증된 작품들을 기반으로 맞춤형 분석 알고리즘을 개발했다. "깊이 특징 분석을 통해, 우리는 인증된 라파엘로 그림을 이용해 그의 화풍을 세밀하게 인식하도록 컴퓨터를 훈련시켰어요. 붓질, 색상 팔레트, 명암법, 그리고 작품의 모든 측면을 분석하면서요. "라고 2023년, 연구 결과를 발표하며 브래드포드 대학의 수학자이자 컴퓨터 과학자인 하산 우가일이 설명했다. "이 컴퓨터는 사람의 눈보다 훨씬 깊게 파악할 수 있으며, 미세한 수준까지 인지할 수 있습니다. " 기계학습 모델은 일반적으로 많은 훈련 샘플이 필요하지만, 단일 화가의 작품 전체를 대상으로 할 때는 샘플이 부족할 수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연구팀은 마이크로소프트가 개발한 사전 훈련된 신경망 구조인 ResNet50과 전통적인 기계학습 기법인 서포트 벡터 머신(SVM)을 결합했다. 이 방법은 이전에 라파엘로 그림을 98%의 정확도로 식별하는데 성공한 바 있다. 일반적으로 AI는 전체 이미지를 바탕으로 훈련하지만, 이번 연구에서는 개별 얼굴을 분석하도록 지시하였다. 마돈나, 아기 예수, 세례 요한은 모두 라파엘로의 작품으로 확인되었으나, 성 요셉에 대해서는 그렇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전의 진위 논쟁들은 성 요셉의 얼굴이 다른 부분보다 표현이 덜 솜씨 있게 그려졌다고 지적했다. "전체 그림인 마돈나 델라 로사를 테스트했을 때는 결과가 확실하지 않았어요. "라고 우가일은 말했다.

"그래서 그림의 개별 구역들을 분석했으며, 대부분은 라파엘로 작품임이 확인되었지만, 성 요셉의 얼굴은 그가 그린 것이 아닐 가능성이 높게 나왔습니다. " 라파엘로의 제자 중 한 명인 줄리오 로마노가 네 번째 얼굴을 그렸을 가능성도 있지만, 확실치 않다. 이 사례는 현대 기술, 특히 AI가 고전 미술 작품에 대한 새로운 통찰을 제공하는 방식을 보여준다. 전문가들은 '마돈나 델라 로사'가 1518년에서 1520년 사이 캔버스에 그려졌다고 추정한다. 1800년대 중반에는 일부 미술 평론가들이 라파엘로가 이 작품의 모든 부분을 그리지 않았을 것이라는 의심을 품기 시작했다. 이제 그 의심이 대부분 사실로 드러난 셈이다. 그럼에도 연구팀은 AI가 미술 전문가를 대체하기보다 보조하는 도구임을 강조한다. "이것은 AI가 사람들의 직업을 위협하는 것이 아닙니다. "라고 우가일은 강조했다. "작품의 진위 여부를 판단하는 데에는 출처, 색소, 상태 등 많은 요소들이 관여해요. 이와 같은 소프트웨어는 그 과정을 돕기 위한 또 다른 도구일 뿐입니다. " 이 연구는 '헤리티지 사이언스' 저널에 실렸다. 이 기사의 이전 버전은 2023년 12월에 공개되었다.